알바 후 자전거 훔쳐 탄 고등학생…"동생들 밥 챙기려고"

입력 2024-02-25 14:22   수정 2024-02-25 14:23


자전거를 훔쳤다가 주인에게 돌려준 뒤 자수한 고등학생의 사연이 공개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0일 고등학생 A군이 경기 오산경찰서 지구대를 찾아가 자전거를 훔쳤다고 자수했다.

A군은 자수 이틀 전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집으로 가던 중 잠금 장치 없이 자전거 보관대에 세워져 있던 자전거 한 대를 타고 갔다. 이후 자전거 주인이 분실 신고를 하면서 경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A군은 자전거를 주인에게 돌려줬고, 자수까지 했다.

그는 평소 친구가 타던 자전거로 착각해 잠시 빌려 타려 했던 것이라 진술했다. 뒤늦게 다른 사람의 자전거라는 걸 알고 돌려줬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탄 이유에 대해서는 "일을 끝내고 귀가하다가 시간이 너무 늦은 것 같아 빨리 여섯 동생의 밥을 챙겨줘야 한다는 생각에 서두르느라"라고 했다. A군이 자전거를 훔쳐 탄 시각은 밤 9시였다.

A군은 6남 1녀 중 장남으로, 그는 생계를 위해 집 근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A군의 부친은 물류센터에서 근무하고, 모친은 심부전과 폐 질환 중으로 투병 중이었다.

이들 가족이 사는 곳은 14평짜리 국민임대아파트였고, A군 부친은 월 소득이 있고, 차량도 보유한 상태라 기초생활수급이나 차상위 등 취약계층 선정 대상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군의 가정이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고 판단,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오산시, 오산경찰서, 주민센터, 청소년센터, 보건소, 복지기관 등 7개 기관은 지난 6일 통합 회의를 열어 A군 가정에 실질적인 복지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A군이 경찰에 고맙다는 뜻과 함께 앞으로 중장비 관련 기술을 배워서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동생들을 보살피겠다는 말을 전해왔다"고 했다.

A군의 자전거 절도 사건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11일 선도심사위원회를 개최했고, 선도심사위는 즉결심판 처분을 했다. 최근 법원은 A군에게 벌금 1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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